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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는 화이트런 요르바스크 홀의 창가 테이블에 있습니다.




삼중의 비극: 팔밀가 집안의 이야기 3부작


제 2부, 잃어버린 사랑





부모님을 잃은 뒤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발톤은 그의 형제와 함께 싸움의 기예를 갈고닦는 데 매진했다. 그 성취가 너무도 뛰어나 밤의 세계에서 그들의 명성은 두려움과 함께 커져갔고, 지역 여관들은 그들의 모험담을 켜켜이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에 자부심을 느꼈지만, 발톤은 마음속으로 정착을 바라고 있었다. 그는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를 깊이 원했다. 그러나 이제 곧 알게 되겠지만, 그는 자신의 운명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었다.


멀리서도 마을에서 피어나는 연기가 보였다. 좀더 가까이 다가가자 대학살의 잔해가 보였다. 흙길에는 피가 흩뿌려져 있고, 마치 화가 나서 아무렇게나 내던진 퍼즐 조각처럼 팔다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죽음의 냄새가 공기를 가득 메웠다. 땅에 떨어진 간판 위를 말발굽이 밟고 지나갔다. 말에 탄 위풍당당한 탑승자는 생명 그 자체보다 거대해 보였다. 그의 자신만만한 아우라는 주변의 분위기를 바꿨다. 발톤이 천천히 말을 타고 마을을 지나치며 남아있는 생존자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을 때, 그의 눈에 목이 심하게 훼손된 시체 몇 구가 보였다. "뱀파이어." 그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이 말을 내뱉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도움을 청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도와주세요!" 외침은 더욱 커져갔다.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 뒤에서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입을 통해 나오는 외침이었다. 그녀의 나이는 27살에서 30살 즈음, 발톤 자신의 나이와 가까워 보였다.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에게 누구인지를 물었고 그는 발톤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실력있어 보이는 이방인에게 도움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며,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간밤에 도둑 길드가 그들의 작은 마을로 숨어들어와 모든 집들의 문과 창문의 자물쇠를 풀어 놓았다. 그들은 들고갈 만한 물건을 모조리 훔쳐간 것도 모자라, 뱀파이어 무리가 집안에 들어와 사람들을 먹어치우도록 했다. 마을 남자 하나가 그 연회의 과정에서 일어나 뱀파이어에 저항해 싸우고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가 도움을 청하며 외치는 소리에 작은 마을 주민들 전체가 일어나 큰 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적들을 상대할 머릿수도 힘도 부족했다. 도둑들과 뱀파이어들은 주민들을 빠르게 제압했고 뱀파이어들은 미친 듯이 먹잇감을 먹어치웠다. 그녀는 마을을 에워싼 숲으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공포에 떨며 숨어 있다가 그녀 앞에 말에 탄 젊은 남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야기를 듣자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그 아가씨를 돕겠다고 자처했다. 10대 시절을 그의 동생 웨일과 함께 무술과 검술을 연마하며 보낸 그에게는 어떠한 뱀파이어 괴물이라도 상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두 형제는 술집에서 주먹싸움을 벌이는 평범한 노드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다. 더욱이 그와 동생은 거의 매일밤 서로에게 도전하며 좀더 위험한 버전의 술래잡기를 해왔다. 그들은 사냥감이 그들보다 빠르고 강하며 예민한 감각을 지녔음을 알기에 은신술을 날카롭게 연마해 왔다. 그들은 이러한 유형의 적들에게 감지되지 않고 접근하는 법을 훈련했고, 수년간 전투술과 잠행술에 매진한 끝에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다.


발톤과 그의 매력적인 새로운 동행은 마을 근처의 동굴에서 임시로 야영지를 꾸렸다. "계획을 세울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는 말했다. 그녀는 그의 도움에 감사했다. "제 이름은 다그니예요."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그가 야영지를 꾸리는 것을 도왔다. 싸움꾼이라 해서 신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는 젊은 숙녀가 받아 마땅한 예의로서 그녀를 대했다. 그는 그녀에게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 며칠 동안 해결책을 찾느라 고심한 끝에 마침내 그것을 찾아내었다. 아침 일찍 사냥한 사슴 고기를 서로 배불리 먹은 다음,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세운 계획을 말해주었다. "도둑 길드와 뱀파이어 양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두 조직간의 동맹이 반드시 깨어져야만 합니다. 그들이 서로 유대하는 한 우리는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계획에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데 나와 함께 하겠습니까?" 다그니는 가족의 죽음을 복수할 열망에 차서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리프튼에 있는 도둑 길드를 찾아야 합니다."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은 길드로 잠입해서 그들의 일원이 되십시오. 그들은 이미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 당신 혼자 가야만 합니다. 그들은 하수구 구역에 모여 있어요. 일단 당신의 자리가 잡히고 그들의 신뢰를 얻고 나면, 놈들에게 미끼를 놓는 겁니다. 급습을 제안하세요. 그게 놈들을 빠뜨릴 함정이 될 겁니다. 우리는 놈들이 넘쳐나는 약탈품에 취해 이제는 뱀파이어들의 도움 없이도 그들 스스로 충분히 강하다고 느끼게 해줄 겁니다." 다그니가 열성적으로 끼어들었다. "뱀파이어들이 머리끝까지 화가 나겠죠! 그럼 놈들은 도둑들을 사냥할 거고 어쩌면 자잘한 앙갚음이 아니라 더 큰 보복을 할지도 몰라요!" 발톤은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간단히 말했다. "똑똑하군요." 다그니는 노련한 사냥꾼의 인정을 받은 것에 미소지었다.


다그니와 발톤은 그들의 계획을 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다그니가 도둑 길드의 일원이 되고 그들의 신뢰를 얻기까지 몇달의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에 완전히 몰두했고 임무를 완수해내기 위해 심지어 무고한 자들을 약탈하는 것을 돕기까지 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그와 동시에 악만을 낳는 동맹의 파괴를 돕고 있다는 것, 더 중요한 것은 그녀의 가족을 죽인 바로 그 장본인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 또한 느꼈다. 게다가 발톤과 다그니는 서로에게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주기적으로 리프튼 밖에서 그녀와 만나 상태를 점검하고 그녀가 안전한지를 확인했다. 그녀는 이 은밀한 작전을 수행하는 내내 전혀 외롭지 않았다. 수주일 동안 그가 그녀를 방문할 수 없을 때면, 그는 땅거미가 질 무렵 하수구 구역으로 은신해 들어가 다음날 그녀가 볼 수 있도록 흰 장미 한 송이를 놓고 오곤 했다. 그리고 발톤에게는 이 아가씨가 가진 용기와 신뢰라면 그녀가 어쩌면, 어쩌면 일생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다그니가 그녀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발톤은 이제 곧 그가 맞서야 할 많은 적들을 해치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지방 전설을 찾고 있었다. 전설은 '훌레반트', 폭풍의 바람이라는 검에 대한 것이었다. 이것은 스톰브링거 계열에 속한 전설의 블레이드였다. 이런 유형의 검은 매우 희귀했고, 악마의 영혼이 담긴 소울젬과 결속되어 있었다. 블레이드의 타격이 가해지는 어디에나 악마의 영혼이 저주를 내리고 적의 영혼을 흡수해 빨아들였다. 이 에보니 검에는 블레이드에 사로잡힌 영혼들을 종속시키는 룬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런 검은 아주 극소수만이 존재하며, 그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스톰브링거와 그의 자매격인 훌레반트였다. 훌레반트를 만든 것은 마주로라는 흑마법사였는데, 그는 검에 마법을 부여하여 소울젬에 영혼을 빨아들이게끔 하는 궁극의 무기로 만듦으로써 자신의 강령술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전설에 따르면 이 검은 리프튼 서쪽에 있는 앙가푼데의 폐허에 잠들어 있다고 한다. 어떠한 방어구든 꿰뚫어 희생양의 영혼을 빨아들인다는 이 블레이드는 발톤이 적들을 해치우는 데 딱 적격인 검으로 보였다.


그는 앙가푼데에 있는 그 검을 찾아 떠났고, 그의 동생과 함께 완성시킨 은신술과 잠행술을 통해 적의 눈에 띄지 않고 폐허 주위를 공략할 수 있었다. 폐허에는 드로거 떼가 우글거려서 벌레같은 뱀파이어놈들과 쥐새끼같은 도둑놈들에게 함정을 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가 폐허 깊숙한 곳의 묘실을 탐험하는 가운데, 썩어가는 시체가 출구 근처에 누워 있었다. 묘실은 어두웠고 벽에 걸린 애처로운 횃불은 조명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발톤은 조용히 걸음을 옮기다 느릿한 신음소리를 들었다. '환영인사로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바로 직후 차가운 손이 그의 왼쪽 어깨를 잡고는 어둠 속으로 그를 끌어당겼다. 그는 반사적으로 순식간에 몸을 안쪽으로 돌려 그 반동을 이용해 드로거를 뒤로 밀쳤다. 그는 이제 지옥을 육신으로 빚어낸 듯한 그 추악한 괴물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드로거의 왼쪽 무릎을 차서 부러뜨렸다. 드로거는 왼쪽으로 몸을 비틀거렸고, 발톤은 그 오른쪽으로 미끄러져 드로거가 닿지 못할 거리만큼 간격을 떨어뜨렸다. 그는 자신의 은제 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뒤 아버지의 친구에게 받았던 그 검을 뽑아들고는 드로거의 왼쪽을 빠르게 내리쳤으나 드로거는 그것을 회피했다. 생과 사 두 세계 사이에 걸쳐있는 그 괴물은 부러진 다리를 한 채 노련한 사냥꾼 앞에 서 있었다.


발톤은 뒤로 몸을 숙인 다음 뻗어오는 드로거의 팔을 쳐내고, 옆으로 다시 몸을 날리면서 드로거 뒤쪽의 벽에 있는 횃불로 놈을 인도했다. 드로거가 재빨리 몸을 돌려 노련한 전사와 마주하려던 순간 놈은 벽에 몸을 거세게 부딪쳤고, 날아오는 검에 그 팔이 떨어져 나갔다. 발톤과 동생이 한 마음으로 훈련한 전술대로 그는 항상 적극적인 공세를 펴기를 선호했다. 그는 드로거에게 돌진해 벽에 칼날이 박힐 정도의 기세로 그 가슴에 검을 깊이 찔러넣었다. 드로거가 꼼짝하지 못하는 동안 발톤은 횃불을 집어들고는 드로거의 얼굴에 갖다 대고 불을 붙였다. 발톤은 불붙은 시체는 정신이 산만해져 무기를 놓친 채 허둥지둥하며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폐허의 모험을 계속했고 마침내 넓게 펼쳐진 한 방에 도착했다. 그는 조용히 앞을 탐색했고, 최후의 안식처가 되었어야 할 작은 묘실에서 드로거 몇 마리가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방 한가운데에는 소용돌이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공중에 뜬 검 한 자루 주위를 빛나는 아우라가 맴돌고 있었다. 전설은 분명 사실이었다. 그는 훌레반트를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런 위대한 힘을 가진 검이 고작 드로거 몇마리에게 수호받는다는 것이? 그는 자신이 취할 행동을 계획했다. 그는 도둑들과 뱀파이어들을 이 아래로 인도할 것이고, 다그니가 두 무리간에 작은 내전을 발발시키고 나면 주위를 둘러싼 드로거들이 깨어나 뱀파이어와 도둑 양쪽을 모두 공격할 것이다. 그것은 완벽한 혼돈으로 가득한 치명적인 만남이 될 것이다. 그 혼돈이 발생하는 동안 그는 검을 쟁취할 것이고, 일단 순수한 힘으로 가득한 그 무기를 손에 쥐고 나면 주위에 있는 모든 적을 처치할 것이다. 적들 중 몇놈은 도망치게 내버려 두어서 각각의 무리에게 동료들이 당했음을 알리게 할 것이다. 이것은 양 진영에 증오의 씨앗을  심고, 이로써 너무 오랫동안 이어져온 양측의 동맹은 영원한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었다.


그후 며칠 동안 발톤은 휴식을 취하고, 이제 곧 닥칠 싸움에 대비해 심신을 준비했다. 그는 리프튼의 거주 구역으로 통하는 돌계단에 백합 한 송이를 남겼다. 그것은 다그니에게 보내는 계획의 시작 신호였다. 그녀는 도둑 길드의 지도자 샤를로에게 전설의 검을 찾는다는 모험가 무리 이야기를 흘렸다. 다름아닌 희생양들의 영혼을 빨아들인다는 악마 검의 이야기였다. 그 미끼에 샤를로는 단숨에 낚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보물이 있으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봐!" 다그니는 지도자의 탐욕을 부추기기 위해 말을 이어나갔다. 그녀는 자신에게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본 그 무리는 상당히 규모가 컸고 경험 많은 베테랑들임에 분명해 보였다, 그녀가 보기에 도둑들이 지니고 다니는 간단한 무기로는 그들에게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뱀파이어들의 지원이 있다면 그 영웅들의 무리를 처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뱀파이어들에게 그 무리에 대해서 말해줘야 해요. 놈들이 요새 하수구 구역과 우리 영역을 집적거리는 것 같은데, 이러다 우리 것을 빼앗기느니 그 대신 앙가푼데에서 보물을 찾는다는 그 모험가 무리를 미끼로 던져주자구요. 일단 놈들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 우린 뒤에서 몰래 뱀파이어들을 급습하는 거예요. 놈들은 우리가 거기 간 진짜 이유를 절대 알아채지 못할 걸요. 그리고 뱀파이어들이 모험가 무리한테서 빼앗은 보물은 전부 우리 전리품이 되는 거죠."


샤를로는 이 계획을 살펴보고는 매우 흡족해했다. 실제로 그녀에게 이 일이 성공한다면 길드 내에서 승진시켜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그녀가 짠 천재적인 계획의 세부사항을 검토해보고 꽤나 감명을 받았다. (만약 그가 이 계획에는 훨씬 깊은 수가 있고, 그는 단지 체스판의 졸병에 불과하며 승패는 이미 완벽한 체크메이트가 준비된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는 뱀파이어들에게 전갈을 보낼 테니 그녀는 길드를 준비시켜 수일 내에 길을 떠날 차비를 하라고 말했다. 그들은 일단 모험가들이 폐허를 뒤지게 한 뒤 다음 계획을 실행할 것이다.


며칠이 지났고 모두의 준비가 끝났다. 뱀파이어들과 도둑들은 있지도 않은 모험가 무리를 예의주시한 다그니의 인도를 받아 폐허로 향했다. 드로거는 묘실 안에서 전설적인 유물을 지키며 잠들어 있었고, 발톤은 이미 앙가푼데 안에서 적을 칠 기회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다그니는 추호의 의심도 없는 그 불한당들과 흡혈귀들을 폐허의 아래쪽으로 안내했고, 그 안의 저주받은 괴물들은 순식간에 도둑 궁수들의 활에 맞아 쓰러지거나 뱀파이어들의 사악한 힘의 희생양이 되었다. 폐허 안은 바람이 불고 암흑으로 가득한 축축한 터널이었다. 썩어가는 망자들이 내는 소음이 저 멀리서부터 폐허 안에 메아리치는 것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목적지에 도달했다. 며칠 전 밤 발톤이 다그니에게 건네준 지도 덕분에 다그니는 보물실을 정확히 찾을 수 있었다. 모든 조각이 제자리에 갖추어져 있었다.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도둑들과 뱀파이어들이 주실로 들어선 뒤, 뱀파이어들은 곧바로 공중에 뜬 검이 발산하는 에너지를 감지해냈다. 그들의 날카로운 감각은 그 힘에 대해 경고하고 있었다. 다그니는 옆으로 빠져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다들, 놈들이 여기 있어요! 지금 바로 공격해요!" 양쪽 무리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진 와중에도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외쳤다. "뱀파이어들을 죽여요! 전부 죽여버려! 우린 더이상 네놈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 직후 발톤이 날린 은제 화살이 흡혈귀 하나의 미간 한가운데를 정확히 꿰뚫었고, 그는 즉사했다. 뱀파이어들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들은 바로 도둑들을 공격했고 도둑들은 당연히 목숨을 지키기 위해 저항했다. 고함 소리와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수백 년간 먹잇감 없이 굶주려온 드로거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다그니는 주위에 가득한 살육의 현장에서 몸을 피해 폐허를 탈출하려 애썼고, 그러는 동안 발톤은 그가 노리는 전리품을 획득하기 위해 서둘렀다.


사람들이 전투에 몸이 묶인 틈을 타 그는 방 한가운데로 몸을 날려 주위의 방해물들을 베어내고 블레이드를 취하기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그는 계단 위에 있는 함으로 달려 올라갔고, 훌레반트를 감싸는 아우라를 지나며 뼈를 에이는 한기가 그의 몸을 관통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검으로 손을 뻗었다. 뱀파이어 하나가 이것을 알아채고는 바로 그 칠흑빛 갑옷의 주인이 발톤임을 깨달았다. 수많은 뱀파이어 형제들의 목숨을 앗아간 바로 그 사냥꾼이었다. 그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것은 모두에게 그의 존재를 알리고 경고하고자 하는 일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뱀파이어는 소스라치며 공포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저 블레이드를 막아!" 여전히 전투에 묶인 채였던 하급 전투원들은 묘실의 위쪽을 올려다 보았고, 검은 기사가 공중에 뜬 검을 쥐는 장면을 목격했다. 하지만 적에게 눈을 돌렸던 대가로 그들은 빠르게 수세에 몰렸다.


발톤의 손이 검을 쥐자마자 묘실이 진동하기 시작했고, 폐허 전체로 우르릉거리는 낮은 소리가 퍼져나갔다. 블레이드가 떠 있던 자리 뒤편에서 알 수 없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더니, 안개같아 보이는 그 에너지는 점차 뚜렷히 구분되는 형체를 취하기 시작했다. 데이드라였다! 과연 블레이드의 수호자는 따로 있었던 것이다. 철과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를 뒤로 한 발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머뭇거릴 틈도 없었다.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타고 솟구치고 심장이 거세게 박동하는 가운데 그는 이제 온전한 형체를 갖춰가는 데이드라를 향해 훌레반트를 휘둘렀다. 성공이다! 그의 타격은 악마를 구성해가던 에너지에 피해를 입혔고 데이드라로 탈바꿈하던 안개는 주춤했다. 하지만 여전히 데이드라는 변환을 계속했고 아직 뽑지 않은 무기 또한 형체를 갖춰갔다. 발톤은 재빨리 돌진하여 그 개체를 뒤로 밀쳐내고는 블레이드를 전방으로 휘둘러 데이드라에게 피해를 입혔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용해 블레이드를 다시 대각선으로 되돌아 내리그으며 이제 물질화를 완성해가는 데이드라를 길게 갈랐다.

데이드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쓰러지면서, 그의 육신의 정수가 그 저주받은 블레이드에게 빨아먹히는 것에 동요했다. 그는 으르렁거리며 다시 유령 형체로 물질화하기 시작했다. 빛이 데이드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에게서 분출되는 여러 개의 에너지 빔이 발톤이 쥐고 있는 블레이드로 흘렀다. 그때 재빨리 몸을 돌린 발톤은 불한당 몇놈들과 뱀파이어 하나가 그에게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그는 즉각 오른쪽으로 다가오는 도둑 하나를 향해 그의 은제 검을 앞으로 던졌다. 그리고 빠르게 도둑 쪽으로 자세를 잡고는 그의 새로운 검을 가슴 가까이에서 회전시켜 도둑의 몸통과 다리를 반으로 갈랐다. 그리고는 몸을 날려 은제 검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시간에 맞춰 잡고, 여전히 회전하는 기세를 실어 이제 검 두 개로 X자를 그리며 두번째 도둑의 머리를 베어냈다. 그런 뒤 점프하며 돌진해오는 뱀파이어를 향해 은제 검을 날려 몸을 꿰뚫었지만 심장은 놓치고 말았다. 뱀파이어가 상처로 인해 불안정하게 착지하는 동안 그는 몸을 말아 놈의 옆으로 이동한 뒤, 재빨리 자세를 잡고 서서 뱀파이어를 향해 몸을 날리며 훌레반트를 그 괴물의 심장에 내리꽂았다. 칼날이 뱀파이어의 몸에 꽂히는 순간 다시 낮은 진동음과 함께 빛줄기가 놈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블레이드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고개를 든 발톤은 그의 앞에 작은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았다. 드로거와 싸우는 뱀파이어들은 동시에 도둑들에 맞서 방어전을 펴고 있었다. 뿔뿔이 흩어진 도둑들은 언데드들과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이면서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고자 애쓰고 있었다. 폐허를 지키는 드로거는 오직 신들만이 아는 아득한 세월 끝에 처음으로 열린 연회를 맛보려 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 목소리 하나가 울려퍼졌다. '나를 해방시켜라.' 목소리는 계속되었고, 발톤의 팔은 그의 의지와는 달리 마치 무언가에 씌인 듯 목소리가 명령하는 바에 따라 그의 아래에 있는 석판을 내리찍었다. 바로 그 순간 검에 새겨진 룬 문자로부터 눈이 멀 듯한 찬란한 빛이 터져나와 방 안을 맴돌았다. 마치 블레이드의 암흑 속에서 태양이 태어난 것 같았다. 흡사 분노한 사자의 목에서 나는 것과도 같은 낮은 으르렁소리가 악마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검날의 공격으로 강제되는 데이드라의 영혼에서 나오는 날것 그대로의 힘이었다. 그 데이드라는 생명을 앗아갈 사명을 지닌 존재였으나 그가 육신으로 화한 시간은 극히 순간이었고, 그에 따라 자신에게 기쁨을 줄 살육을 충분히 행할 기회가 없었다. 그는 강제로 오블리비언으로 되돌려지기 전에 그 자신을 막대한 에너지에 결속시켰고, 자신이 소멸하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맛보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도둑들은 눈이 부셔 앞을 볼 수 없었고 뱀파이어들은 살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드로거들은 그 끔찍한 거죽이 뼈로 흘러내려 구역질나는 모습으로 서서히 녹아내렸다. 데이드라가 일으킨 신비한 폭발로 인해 그들 중 많은 수가 죽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자들이 있었다. 발톤은 전투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도둑 하나가 언뜻 그의 모습을 보고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눈으로 검을 아무렇게나 휘둘렀다. 발톤은 그 막무가내의 공격을 피하고는 왼팔로 그 불한당의 팔꿈치 주위를 감아 관절기를 구사하여 놈의 팔을 반대 방향으로 뒤틀어 버렸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놈의 손목을 잡아내려 팔을 완전히 부러뜨렸다. 도둑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지만 그것은 금새 피거품 섞인 그르럭 소리로 변했다. 부러진 팔에서 떨어진 그 자신의 검에 가슴이 찔린 것이다. 발톤은 자세를 가다듬고 그의 몸에 박힌 검을 더 깊숙이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벗어나려 뒤로 몸부림치는 도둑을 그대로 밀며 앞으로 몸을 달렸다. 놈의 뒤에 있던 뱀파이어를 다음 표적으로 삼은 이 노련한 사냥꾼은 도둑의 등으로 삐져나온 검끝을 그대로 뱀파이어에게 관통시켰다. 발톤은 검의 손잡이를 놓고 눈앞에서 울부짖는 도둑의 목을 꺾어버렸다. 그런 뒤 다시 검의 손잡이를 쥐고는 빠른 속도로 뽑아냈다. 도둑의 몸이 무너져 내리고 뒤에 남은 뱀파이어를 향해 다시 한 번 검이 공기를 가르며 번들거리는 눈을 한 악마의 목줄기를 꿰뚫었다. 뱀파이어가 관통당한 목을 부여잡고 버둥거리는 동안, 발톤은 허벅지에 꽂혀있던 은도금 처리가 된 꼬챙이를 뽑아들고 뱀파이어의 가슴에 깊이 박아넣었다.


커다란 목울림을 토해낸 뒤 발톤은 무릎을 접고 몸을 굴려 녹아내린 드로거의 공격을 피했다. 다시 발을 디디고 서서는 드로거의 갈비뼈를 잡고 왼편으로 거칠게 뜯어낸 다음 오른편 신전이 있는 자리로 내던졌다. 드로거는 다시 한 번 숨이 끊겨 바닥을 뒹굴었다. 이때 도둑과 뱀파이어가 동시에 발톤을 노리고 공격해왔다. 뱀파이어는 그의 오른손을 들어 붉은 피의 마법으로 발톤 주위를 물질화하기 시작했다. 그 에너지는 폐허 안의 미약한 바람을 타고 흐르며 뱀파이어 자신에게로 흘러갔다. 무기력해진 발톤이 그렇게 생명력을 뽑히는 동안 도둑은 재빨리 그 노련한 사냥꾼의 무장을 해제시켰고 훌레반트는 바닥에 떨어졌다. 도둑은 계속해서 몽롱해진 발톤에게 일격을 가했고 결국 발톤은 뒤로 휘청이며 땅에 쓰러졌다. 하지만 일순 승리로 보였던 도둑의 이 행동이 발톤의 목숨을 구한 셈이 되었다. 발톤이 뒤로 물러나는 순간 그는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뱀파이어의 피의 마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는 재빨리 바닥을 굴러 도둑 앞으로 접근했다. 그는 왼팔로 도둑의 다리를 잡고는 오른 팔꿈치로 그의 정강이뼈 앞을 누르고 열려진 다리 뒤쪽의 신경을 다른 팔로 절단했다. 도둑이 뒤로 비틀거리자 발톤은 빠르게 그의 몸 위로 솟구치고는 벌린 손바닥으로 그 코를 쳐서 뇌 속으로 함몰시켰다. 고개를 휙 든 그의 눈에 뱀파이어가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발톤의 검은 아직 바닥에 뒹구는 상태였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무기를 향해 돌진한 뒤 부츠 끝으로 검을 쳐서 공중에 띄워 오른손으로 받아냈다. 훌레반트의 손잡이를 쥐자마자 그는 검날과 한 몸이 되어 뱀파이어 위로 점프했다. 검끝은 뱀파이어의 두개골에 박혔고, 점프로 얻은 가속도가 더해진 발톤의 검은 그 주인이 땅에 착지함과 동시에 뱀파이어의 몸을 둘로 갈랐다.


발톤은 계속해서 그의 특화된 기술을 발휘하여 폐허 안에 있던 자들을 모조리 끝내버렸다. 그는 주실의 한가운데 서서 가쁜 숨을 토해내며 그의 무기를 집어넣었다. 그는 잠시 그대로 선 채 힘겨운 전투 끝에 찾아온 휴식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실 밖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로 그 휴식은 깨어졌다. 발톤은 남아있던 힘을 긁어모아 걸음을 옮겨 그 거슬리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그것은 다그니였다! 그녀는 전투에서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는지 묘실 밖의 벽에 몸을 기댄 채 신음하고 있었다. 그녀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다리는 깊게 절단되어 있었고, 그녀의 어깨에서 흐르는 피가 팔 전체를 물들이며 손가락 끝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와 발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어린 깊은 피로감은 이미 그 주인이 생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악인 것은 그녀의 오른쪽 목에 나 있는 상처임을 발톤은 깨달았다.


그는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는 너무 쇠약해져서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들은 둘 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이미 죽음이 서려 있었고, 너무나 많은 상처를 입은 데다가 뱀파이어의 피가 온몸에 뿌려진 탓에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흡혈병에 감염된 자가 뱀파이어로 완전히 변하는 데에는 대개 이틀에서 사흘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그녀의 변화는 급격했다. 그녀는 고요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은 복수를 달성했고 이제 기쁘게 죽을 수 있다는 것에 그녀는 미소지었다. 게다가 지난 몇달 동안 사랑에 빠지게 된 바로 그 남자의 품 안에 안겨 있었다. 그는 단검을 천천히 뽑아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피투성이 팔을 그의 얼굴로 뻗어 손가락으로 그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는 단검을 그녀의 목덜미에 가져다 대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의 팔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그들은 어둠을 기다리고 있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둘 다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나 지쳐 있었고 그는 잔혹한 자비를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점점 축 늘어지는 동안, 그의 뺨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다시 기다렸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그녀의 몸이 빠르게 경련하더니 멈췄다. 두번째 경련은 처음보다 더 격렬했다. 이제, 때가 왔다. 그가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여인은 이미 그 몸 안에 없었고, 대신 그 안에서 괴물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는 충분한 경험을 통해 정확히 어디를 베어야 하는지 알았다. 그의 손길은 빨랐고 그녀는 단지 피부가 따끔한 감각만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나른함이 뒤따랐다. 그녀가 느끼는 유일한 고통은 몸이 아닌 마음이었고, 그것은 발톤이 있어 견뎌낼 수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고는 "고마워요"라고 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뒤 그녀의 눈이 감기고 숨결이 점점 희미해져 가다가, 이윽고 어느 순간 멈췄다.


그는 그녀를 팔에 안고 폐허 밖으로 옮겼다. 운이 좋았는지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부드럽게 땅에 뉘이고 자신의 두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반 시간 정도가 흐른 뒤 다그니의 몸을 뉘일 만한 충분한 구멍이 생겨났다. 그녀의 몸을 묻고 난 그의 시야 구석에 흰 장미 한 송이가 보였다. 그녀가 폐허로 들어올 때 두고 간 것이었다. 그녀는 분명 자신이 살아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예감했던 것이다. 그는 장미를 들어 손으로 감쌌다. 그녀의 손을 감싸듯 그렇게 감싸 안았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그의 곧은 자세가 무너져 내렸다. 그는 몸을 구부려 그녀의 무덤에 장미를 놓았다. 그는 다시 일어나서 말없이 쏟아지는 빗방울을 바라보았다. 만약 그가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도 빗방울이 그것을 감춰줄 터였다. 그렇게 몇분이 지난 뒤 큰 말이 끄는 마차 하나가 지나가다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형체를 보고 멈춰섰다. 마차 문으로 머리 하나가 나오더니 발톤에게 타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냥 걷겠소." 마차 안의 남자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참 별난 친구로군. 이름이 뭐요? 이런 날씨엔 억지로라도 당신을 태워주고 싶소만." 발톤은 한동안 대답 없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내려 다그니가 잠들어 있는 무덤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린 시절 그의 부모님에게 있었던 일로 겪었던 고통과 공포를 떠올리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수많은 죽음과 함께 했던 이름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에 염증을 느꼈다. 그가 남은 인생을 그녀와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그 이름에 이제 진절머리가 났다. 그는 다시 폐허 안에서 뱀파이어가 외쳤던 공포에 질린 목소리를 떠올렸다. "저 블레이드를 막아!" 그는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 단어를 입에 올리는 뱀파이어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던 두려움과 전율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마차의 남자에게로 몸을 돌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블레이드요. 그리고 계속 걷겠소."


발톤의 천재적인 계획은 성공했다. 양쪽 진영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인원들은 그들의 본부로 돌아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고했다. 뱀파이어측은, 도둑들이 갑자기 이유없이 자신들을 공격해왔고 발톤이라는 그 용병을 도둑들이 고용했는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았다. 도둑 길드측은, 습격대의 대장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자가 아무도 없어 혼란에 빠졌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어째서 일어났는지 그들은 전혀 확신할 수 없었다. 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이 보물을 챙기기 전에 뱀파이어들이 그들을 급습했다는 사실뿐이었다. 동맹은 그렇게 깨어졌다.


많은 시일이 지나고 발톤은 자신의 작은 거주지에서 갑옷을 재건했다. 그것을 단련하고, 장비를 추가하여 완성시켰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대부분의 노드가 밖으로 나오길 꺼리는 시간이었다. 누군가 발톤의 주위에 있었다면 그의 얼굴에 미소가 새겨지는 것을 보았노라 맹세했을 것이다. 그것은 만족스러움에서 나온 미소가 아니었다. 아니, 그것은 이제 자신의 세계를 바꾸기로 운명지어진 남자의 미소였다. 이것은 승리, 혹은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이제 명백하게 자신의 일생의 목적을 갖게 된 남자의 이야기, 블레이드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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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말해주듯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과 전투씬이 길어서 번역하기 힘들었지만 마지막의 절제된 감정 표현이 마음에 드네요.

게임상에서 블레이드는 실제로 검은 복장에 훌레반트를 들고 나옵니다. 뱀파이어 유저라면 생명력과 지구력을 빨아들이는 이 검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