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림 번역보관소

[스포일러 주의]




챔피언 탐사에 대한 기록, 제2권


선지자 랭글리





이니고와 거인 쭈구리


국경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보아하니 그 형제는 수년 전에 이 길을 거쳐간 것 같다. 이니고와 퍼거스는 나름대로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듣자하니 마을은 한동안 거인 하나 때문에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이 거인에게 붙인 이름은 방귀쟁이 쭈구리라고 하는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가히 짐작이 간다. 이니고와 퍼거스는 선술집 방을 빌려 밤을 보내던 중에 그 거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손님 하나가 그들의 대화를 어깨너머로 들었던 모양이다. 이니고 왈 "난 태어나서 거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그러자 퍼거스가 답하길 "놈은 내일 처리하자. 오늘은 밤이 깊었잖아." 이니고가 다시 말하길 "형은 가서 쿨쿨 잠이나 자. 내가 그 거인놈을 처리할 거야." 그러자 퍼거스가 끄덕이며 답하길 "알았어. 내가 필요하면 소리를 질러." 그러자 이니고가 형을 어깨로 툭 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퍼거스는 맥주를 들이키고는 침대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이니고가 무거운 어떤 것을 짊어지고 비틀거리며 들어왔다. 그는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다. "기념품이야, 바텐더." 그가 거인의 곤봉을 술집 바 위에 쿵 하고 올려놓자 모두들 경악했다. "시체 썩는 냄새가 나기 전에 아침 일찍 묻는 게 좋을 거야." 이니고가 말했다. 모두들 기쁨에 차 환호했고, 선술집 주인은 곤봉을 바 위에 걸어 전시했다. 


나는 수차례의 협상 끝에 그 곤봉을 팔라고 설득할 수 있었다. 이니고의 손길이 닿은 물건을 지니게 되다니 멋진 일이다. 이로써 어떻게든 그와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생전 처음 마주한 거인을 혼자 힘으로 쓰러뜨리다니! 이니고와 퍼거스는 과연 강한 남자들이다!






이니고와 글래무어의 마녀들


형제의 용맹한 흔적을 발견하며 그 행방의 단서를 따라 앤빌 마을로 향했다. 보아하니 형제는 수년 전 이곳을 거쳐가면서, 인근 남자들을 유혹하여 희생양으로 삼던 간악한 마녀 무리를 끝장낸 모양이다. 이니고와 퍼거스가 마녀들의 제단에서 구해준 한 남자를 만나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카짓 사내 둘이 그가 잡혀있는 동굴로 숨어들어 왔는데, 그중 하나는 듬직한 체구에 금색 털이었고, 다른 하나는 날렵하고 강단있는 체구에 남색 털이었다고 한다. 마녀들은 동굴의 끝자락에 비밀 천막을 치고 무언가 끔찍한 주문을 시끄럽게 준비하고 있었다. 아마도 퍼거스였을 금색 카짓이 한손에 검을 들고 동굴 끝의 천막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이니고는 그림자 속에 모습을 감추고 활을 든 채 대기하고 있었다. 퍼거스가 이니고에게 손을 올려 신호를 보내자, 이니고가 끄덕이더니 화살을 날렸다. 화살이 천막에 구멍을 뚫으며 깊숙이 박히자 그 안에서 소름끼치는 비명이 흘러나왔다. 마녀 하나가 단검을 휘두르며 달려나오는 순간 퍼거스가 그 목을 단칼에 날리며 외쳤다. "자 나와봐요 아가씨들! 여기 새끈한 구혼자 둘이 새로 왔으니까 같이 즐겨보자고!" 


천막 안에서 분노에 찬 고함소리가 터지고, 뒤이어 마녀들이 손에 불길과 얼음을 휘감고 뛰쳐나왔다. 제단에 묶여있던 불쌍한 남자는 공포에 떨며 그 무시무시한 전투를 지켜보아야 했다. 그는 퍼거스가 마녀 둘의 목을 더 날려버리고, 방패를 들어 다른 마녀가 쏘아내는 엄청난 불길을 막는 것을 보았다. 불길로 방패가 녹아내리는 순간 이니고가 날린 화살이 마녀의 미간을 꿰뚫었다. 퍼거스가 쓸모없어진 고철덩이를 내던지고 고개를 휙 숙임과 동시에, 이니고가 다시 쏘아낸 화살이 그 뒤에 있던 마녀에게 적중했다. 형제가 싸우는 모습은 일심동체와도 같았다. 남자는 마치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는 듯했다고 회고했다. 단지 반주가 음악이 아닌 비명과 유혈이었을 뿐... 글래무어의 마녀들은 순식간에 모두 죽은 시체가 되었고, 형제는 크게 웃고는 서로를 포옹했다. 



그들은 남자를 풀어주고 동굴을 뒤져 물품을 챙긴 뒤 길을 떠났다.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그 일이 있었던 동굴을 찾아가 마녀들의 잔해를 발견하고, 기념으로 그들의 머리를 챙겼다. 이니고가 살아 숨쉬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실로 내가 찾는 챔피언이라는 증거가 아직도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이니고와 떡대 브로울프


이제 거의 따라잡았다! 점차 길이를 더해가는 내 이니고 수집품 목록에 새로운 물건을 하나 추가해 넣었다. 떡대 브로울프라는 이름의 바바리안이 쓰던 투구다. 이니고와 퍼거스의 흔적을 따라 계속되는 내 탐사는 북쪽 스카이림 국경 산맥의 외딴 거주지로 향했다. 형제는 바로 2달 전에 이곳을 거쳐갔다고 한다! 


이 브로울프라는 작자는 일 년 동안 이 지역을 다스렸는데, 성질이 불같고 힘이 장사인 데다 의심의 여지 없이 미친놈이었다. 놈과 그 수하들은 인근 지역 주민들을 노예로 삼아 강제로 광산을 파게 했다. 그는 마을 아래에 에보니 광맥이 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채굴을 않는 동안에는 남녀 불문 수천가지의 혹독한 방식으로 그를 섬겨야 했다. 하루는 브로울프에게 벌꿀술을 가져가던 소년이 발을 헛디뎌 넘어졌는데, 그 짐승같은 놈이 바위같은 팔을 뻗어 가엾은 소년의 머리를 뜯어내 버린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카짓 전사 둘이 마을에 왔다. 그들은 마을 입구에서 브로울프의 수하에게 따스한 환대를 받았다. 이니고의 특이한 털색을 보고 깡패가 손가락질하며 비웃자, 퍼거스가 순식간에 검을 뽑아들어 깡패의 다리를 절단해 버렸다. "또다시 내 동생을 놀렸다간 이번엔 그 머리가 없어질 줄 알아. 확실히 알아들었나?" 퍼거스가 말했다. 깡패는 엉엉 울며 고개를 끄덕였고, 눈속에 피를 흩뿌리며 널부러진 다리 한짝을 찾아 낑낑대며 기어갔다. 이니고가 마을로 한 발 디디며 말하기를, "너희 쓰레기 놈들이 이 땅의 정당한 주인들을 핍박하며 패악을 끼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외쳤다. "살고 싶으면 도망치고, 죽고 싶은 놈만 남아라." 브로울프의 수하들은 검을 뽑아들었지만 감히 앞으로 나서는 자가 없었다. 분명 앞선 깡패보다는 자기 다리를 아낄 줄 아는 자들이었다. 


그 소동을 듣고 브로울프가 거처에서 밖으로 나왔다. 그 거대한 키며 덩치가 마치 거인을 보는 듯했다. 팔과 다리는 나무 둥치와도 같았고, 두툼한 가슴은 양조장의 술통과도 같았으며, 머리는 가마솥만했다. "웬 소란들이냐? 다들 일이나 해!" 그가 고함을 지르자 주민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고 서둘러 흩어졌다. 퍼거스가 나서며 말하길, "사람들이 잽싸게 숨는 걸 보니 그쪽이 두목인가 보지?" 브로울프가 껄껄 웃었다. "그렇다. 존만한 괭이 새끼들도 어서 잽싸게 갈길 가는 게 좋을 거다. 평생 광산에 처박혀 삽질하는 신세가 되기 싫으면!" 이니고가 활을 뽑아들고는 도망가려는 주민에게 말을 걸었다. "걱정 말아요, 선량한 주민 여러분. 저 똥푸대가 악취를 내뿜는 것도 이게 마지막일 테니까!" 브로울프의 얼굴이 분노로 울그락불그락 하며 버럭했다. "놈들을 쳐죽여라!" 퍼거스가 검을 빼들고 외치기를, "이 쓰레기와 한 패가 아닌 사람은 다들 집 안으로 들어가시오! 우린 적이 아닙니다!" 주민들은 바삐 집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창문 너머로 두려운 얼굴을 내비췄다. 적어도 20명이 넘는 브로울프의 수하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나 이니고와 퍼거스가 한차례 작업한 결과 절반이 죽어나가자 남은 놈들은 모두 뿔뿔이 도망가 버렸다. 


격노한 브로울프는 무시무시한 도끼를 휘두르며 형제에게 달려들었다. 퍼거스가 반갑게 맞았고 이니고가 거대한 사내의 투구로 화살을 쏘았다. 보통이라면 이것으로 끝일 테지만 브로울프는 바위처럼 탄탄했고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퍼거스는 거대한 사내의 팔과 다리를 베었으나 너무나도 단단한 뼈와 근육 때문에 상처는 얕았다. 이니고가 나서 미간을 노려 화살을 날렸지만, 놈이 퍼거스와 싸우는 내내 고개를 숙이는 통에 그 투구에 흠집만 더했을 뿐이었다. 거대한 손이 뻗어나와 퍼거스의 목을 움켜쥐더니 꽉 조이면서 서서히 쳐들어 올렸다. 이니고가 활을 던지고 검을 뽑은 채 형을 향해 달려갔다. 


한풀 꺾인 기세로도 퍼거스는 검을 브로울프의 목덜미로 꽂아넣었다. 이니고가 흉흉한 도끼질을 피하며 짐승같은 그 등에 올라타고는 브로울프의 턱 아래를 검으로 찔렀다. 순간 퍼거스의 몸은 자유가 되었다. 브로울프는 도끼를 떨구고는 땅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거대한 손은 자신의 목을 꿰뚫은 두 개의 검을 찾아 더듬거렸다. 퍼거스가 다시 앞으로 달려들어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이니고와 퍼거스의 완벽한 협공 속에 두 검이 대칭의 곡선을 그리며 검날이 햇살을 받아 짧게 빛났다. 브로울프의 거대한 머리가 두툼한 목과 만나는 지점에서 검과 검이 만나고, 다시 갈라지는 순간과 동시에 브로울프의 머리와 목도 갈라졌다. 형제는 눈밭에 몸을 파묻고는 숨을 헐떡이며 웃었다. 압제에서 벗어나 마침내 자유를 되찾은 마을 주민들도 환호했다. 


이니고와 퍼거스는 얼마 후 남쪽을 향해 떠났다. 앞서 적었듯이 이 일지를 쓰는 지금 브로울프의 투구는 내 옆에 있다.  자금은 꽤 많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내일은 다시 여행을 계속할 예정이다. 아마도 남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사람을 죽이다


어제 스킨그라드로 가는 길에 농부 하나를 만났다. 최근에 카짓 전사 둘을 본 적이 있냐고 묻자 그는 크게 웃더니 말했다. "며칠 전에 그 도둑놈 쓰레기들을 제대로 손 봐줬지." 충격을 받고 그에게 재차 설명을 요구했다. 그는 카짓놈 둘이서 몇주 동안이나 마을과 인근 농장에서 도둑질을 해왔다고 말했다. 놈들의 야영지를 찾아낸 뒤에 농부는 일당과 함께 소음억제 두루마리를 이용해 잠든 틈을 노려 몰래 급습했다고 했다. 한 놈은 죽였지만 한 놈은 도망쳤다고, 농부는 아쉬워하며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이젠 다시는 이 근처에 얼씬도 못하겠지." 나는 그 카짓들을 쭉 찾고 있었으며, 그들이 도둑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농부가 답했다. " 도둑놈 아닌 카짓이 세상에 어디 있어!" 


찢어지는 가슴을 억누르고 나는 농부에게 야영지로 안내해달라고 청했다. 거기에 퍼거스의 시신이 있었다. 보자마자 한눈에 그임을 알았다. 여기저기 찢기고 무너진 천막 아래 처참하게 난자당한 상태였다. 금빛 털이 피에 젖어 말라붙은 와중에도 그는 여전히 살아있는 듯 힘이 넘치고 위엄이 있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분노와 슬픔과 고통으로 목이 메었다. 내 낌새를 눈치챈 농부가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이 머저리가!" 나는 소리쳤다. "이 남자는 영웅이었어, 둘다 고결하고 용감한 사람들이었다고! 도둑이 아니었는데! 오 신들이시여, 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농부가 한 발 더 뒤로 물러섰다. "거 더러운 카짓놈 하나 갖고 되게 오버하네." 비통함이 곧 분노로 바뀌었다. 눈물로 흐릿한 시야 속에서 나는 농부를 노려보았다. 농부는 한 발 또 뒤로 물러섰다. "그런 악당에 도둑놈들 살아봐야 세상에 좋을 거 뭐 있소. 오버 좀 그만하쇼." 미처 깨닫기도 전에 손이 먼저 나가고, 정신이 들자 농부는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나는 그가 비명을 지르며 산 채로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내가 마법을 써서 사람을 해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속이 메슥거리지만 퍼거스의 죽음은, 그런 아둔하고 편견에 찌든 근친교배 종자들에게 살해당한 퍼거스의 한은 풀 길이 없잖은가! 그 순간 놈들이 내 눈앞에 서 있었다면 한 놈도 남김 없이 모조리 불살라 버렸을 것이다.



나는 천막의 잔해를 치우고 나서 퍼거스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의 차갑게 식은 금빛 손을 꼭 잡았다. "동생을 구하고 대신 죽은 거지?" 속삭이는 물음에 답은 없었다. "퍼거스, 이니고는 어디로 갔어?" 나는 근처에 무덤을 파고 용감한 전사를 뉘여 편히 쉬게 했다. 그의 검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범인들 중의 하나가 가져갔을 것이다. 그 어디에도 이니고의 흔적은 없었다. 그가 습격에서 살아남은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부디 비통함의 나락에 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더 늦기 전에 그를 찾아내야 한다. 오늘밤은 야영지에 머물면서 새로운 예지가 찾아오기를 기다려야겠다. 혼자 있을 이니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니고, 자네는 혼자가 아니야.





행방불명


퍼거스를 찾은 뒤 수년이 지나도록 이니고의 행방은 알 길이 없다. 마치 그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진 것 같다. 파멸의 도래자에 대한 환영이 점점 뜸해지고 있으니, 어쩌면 퍼거스의 죽음으로 우리의 운명이 무언가 바뀌었던 게 아닐까. 모르겠다. 일단은 스카이림으로 다시 돌아와 있다. 이니고와 관련된 정보나 그 어떠한 물건이든 찾아오라고 작은 모험가 무리를 고용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도 돌아온 자가 없다. 거기에 강력한 소환마법사 하나도 고용했는데, 임페리얼 시에서 그가 열심히 연구했다는 소환 주문이 사실이라면 이니고를 바로 내 앞으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그 마법사는 그런 주문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라고 장담했지만, 다만 시전자가 오직 소환되는 대상의 진정한 친구일 때에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이니고에게 남은 유일하고도 진정한 친구는 바로 나라고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주문 준비에는 시간이 꽤 걸릴 모양이다.





악몽


간밤에 끔찍한 꿈을 꾸었다. 이니고가 광대하고 어두운 방 안에서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는 심하게 부상당해 피를 흘리면서 드로거떼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드로거에 맞서 싸우면서 나선계단을 타고 간신히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거기에 마도사로 보이는 누군가도 있었지만 그는 이니고처럼 운이 좋지 못했다. 이 꿈이 일어난 장소가 어디지? 스카이림인 것 같기는 하지만 확실치 않다. 젠장! 소환 주문은 대체 언제 되는 거야!





희망


신들이시여 감사합니다! 이니고가 정말로,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니! 지난번 꿈에서 이니고가 병에 든 잠자리를 품에 지닌 채 윈드헬름을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지치고 남루한 행색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 숨쉬고 있었다. 몇년만에 본 그의 파란 털색은 어느덧 회보라빛을 띠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세월의 흔적을 비껴갈 수 없는 모양이다. 이 일지를 적기 시작할 즈음에는 내 머리도 아직 검었지. 꿈에서 이니고는 설원 트롤에게서 농부를 구해주고 있었다! 농부가 감사의 표시로 돈을 주려는 것을 사양하고 이니고는 묵묵히 길을 떠났다. 어디로 향하는 걸까? 그가 갈림길에 닿자마자 환영은 금새도 끝나버렸다. 리프튼과 화이트런 중 어디로 간 걸까? 소환 주문이 지금 바로 준비되지 않으면 당장 그를 찾아 나서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사기꾼 놈!


소환 주문이 오늘 도착했는데 전혀 쓸모가 없다! 마법책을 골백번은 읽고 또 읽었는데도 아무것도 안되잖아! 엄밀히 말하자면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지만, 살짝 부드럽게 진동하는가 싶으면 바로 닫혀버린다! 그 소환쟁이놈 감히 어디서 사기를 쳐! 당장 내 돈 내놓으라고 해야지! 그래도 아직 시도는 계속해서 하고 있다. 어떻게 강제로 작동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맹세코 그 빌어먹을 사기꾼놈을 아작을 내버리고 말 테다! 내가 소환마법에는 좀 딸릴지 몰라도 거시기 작살에는 일가견이 있으니까!